넷플릭스는 매절 계약을 내세우고, 글로벌 표준을 내세웁니다.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매절 계약의 성격상 제작비 + 알파 이상을 기대하는 건 억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도 엄연히 계약이니까요? 그런데 북미에서는 매절 계약에서도 별도의 보상 금액이 존재합니다. 우리에겐 글로벌 스댄더드라고 하더니, 로컬마다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면 이상한 거죠? 최근에 등장한 성과보상 인센티브까지 포함해서 앞으로 다섯차례에 걸쳐서 자세히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11. (프롤로그)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이름의 기만, 그리고 쟁취하는 권리
1) 고무줄처럼 변하는 '강요된 표준'
넷플릭스가 전면에 내세우는 '글로벌 스탠다드'는 보편적 진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업자 간의 거대한 힘의 불균형 속에서 우위에 선 자가 내미는 전략적 도구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협상력이 약한 한국 제작사에는 10년의 장기 독점을 요구하지만, 소니나 유니버설 같은 메이저 스튜디오와는 2년 남짓한 단기 계약을 체결하기도 합니다. 결국 표준이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변하는 철저한 힘의 논리입니다.
2) 할리우드 100년 투쟁이 만든 '재상영료(Residuals)'
오늘날 북미 창작자들이 누리는 보상 체계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할리우드의 역사는 곧 '보상에 관한 100년 투쟁의 역사'입니다. 1930년대 작가·배우조합의 탄생부터 2023년 스트리밍 시대의 공정 보상을 위한 총파업까지, 그들은 단 한 번도 권리를 거저 얻은 적이 없습니다. 브라이언 크랜스톤 같은 톱스타들이 "내 동료의 권리가 없다면 나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강력한 연대가 지금의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3) 한국 시장의 '성장'이라는 마취제 그동안 한국 콘텐츠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구조적 모순을 가려왔습니다. 시장의 성장이 모든 문제를 덮어주는 '마취제' 역할을 한 셈입니다. 창작자들은 다음 작품에 대한 희망으로 정당한 보상 체계의 부재를 견뎌왔지만, 성장이 정체된 지금 그 족쇄는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파편화된 정보를 모아 우리만의 정당한 지분을 정의하고, 입법과 연대를 통해 새로운 표준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매절 계약에서도 넷플릭스가 보상을 하는 경우는 크게 재상영료(Residuals)와 성과보상인세티브로 나누어집니다. 다음 호에는 재상영료(Residuals)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