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넷플릭스의 안락한 감옥, 균열이 시작되다
1) 데이터 독점이 낳은 보상의 부재
지난 10년간 스트리밍 플랫폼은 창작자들에게 리스크 없는 제작 환경을 제공했다. 제작비에 적당한 마진까지 붙여주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정도의 문제고 관계의 문제다. 마진까지 주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지만, 알고리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헤징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이기도 하다.
반면에 문화적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대박이 나는 경우도 종종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넷플릭스는 입을 다물었다. 창작자는 시청 데이터는 꽁꽁 숨겨두고 공유하지 않아서 얼마나 자기 작품이 흥행했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추가 보상이라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 속으로 불만이 가능했지만 창작자들은 자신의 작품이 얼마나 사랑받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상태에서 정해진 마진만을 수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속에서 불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2) 2023년 파업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존 방송시장에 적용되던 재상영료(Residuals)를 넷플릭스에도 적용을 했다. 다만 재상영료는 어디까지나 넷플릭스와 창작자와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일 뿐 제작사와는 관계가 없다. 그러나 부수 효과가 발생했다. 재상영료 논쟁에서 일어난 정보 공개가 제작사가 성과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특정 성과 달성 시 보너스를 지급하는 제도가 넷플릭스와 제작사간의 계약 관계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어느 정도나 이런 계약이 집행되고 있는지는 모른다. 다만 현재까지 두 건의 케이스에서 성과 보상이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그런데 그 두 건의 양상이 조금 다르다.
#2. 성과 보상의 두 얼굴: 소니의 '시혜' vs 벤 애플렉의 '도박'
1) 모델 A: 사후 성과 보너스
Kpop Demon Hunters 이야기다. 소니 픽처스는 KDH의 글로벌 성공에 대한 대가로 2500만 달러의 성과 보너스를 받았다. 제작시에 지급 받았던 마진을 포함하면 이번 KDH의 성공으로 인해서 총 제작비의 40%에 달하는 수익이 챙긴 셈이다. 덧붙여 시즌2에 제작까지 이루어졌으니, 성공의 크기 만큼은 아니더라도 나쁘지 않은 수익을 챙긴 셈이다.
다만 이 모델은 기존 매절 계약의 틀을 유지하되, 초대박 흥행 시 플랫폼이 '성공 축하금'을 주는 형태다. 제작사는 리스크를 지지 않고 선급 수익을 확보하지만, 보상 여부는 전적으로 플랫폼의 결정과 속편 제작을 위한 전략적 판단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2) 모델 B: 후불 성과 보너스
(아티스트 이퀴티) 벤 애플렉과 맷 데이먼은 스스로 리스크를 지면서 보상 구조 자체를 바꾸었다. 이들은 당장 받을 출연료와 마진을 줄이는 대신에, 작품 성공의 규모와 크기에 따라서 보상의 규모도 달라지는 구조를 짰다. 더구나 밴 애플렉은 보상금을 제작사뿐만 아니라 전 스태프에게 배분하는 풀(Pool)로 설정했다. 주인의식이 있어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아티스트 이쿼티의 제작 철학을 계약으로 구체화시킨 것이다. 창작자의 존엄과 주인 의식을 계약 구조에 녹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110%의 불가능한 도전과 성과의 잣대
1) 보상의 기준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 단순 조회수만으로 성과를 측정하지 않았다. 티어 시스템(Tier System)과 리텐션 성과 보상, 그리고 효율성 지수가 덧붙여졌다. 맷 데이먼이 밝힌 기준에 따르면, 제작비 대비 효율성 점수와 더불어 '해당 작품 시청 후 90일간 구독을 유지했는가'라는 리텐션 효과가 최종 잣대다. 특히 전 가입자가 시청하고도 10%가 재시청해야 하는 '110% 룰'은 플랫폼 가치를 극대화한 신드롬급 작품에 대한 파격적 약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일회성 보상금을 지불하고 있지만, 벤 애플렉은 지속적인 보상금을 기대한다. 이에 대해서는 본문을 확인하시길.
2) 한국에서는 가능할까? 자본의 논리와 한국적 현실 벤 애플렉의 실험은 플랫폼과 제작사가 "함께 성공하면 함께 나눈다"는 논리를 세웠지만, 이는 막강한 협상력을 가진 스타급 제작사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개별 제작사의 힘이 약한 한국 시장에서 이러한 민간 협상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지 않을까? 결국 시장이 아니라 제도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