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넷플릭스 보셨어요? 그중에서도 글로벌 1위, 한국 1위를 기록하는 War Machine은 어떠셨어요? 그런데 혹시 한국어 더빙판으로 들어보셨어요? AI스럽지 않답니다. 제법 공들여서 더빙을 한 티가 나요.
그런가하면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괄한 <공룡들>은 어떠세요? 한국의 대표 성우이신 김기현님이 한국어 더빙을 하셨답니다. 원판은 모건 프리먼(Morgan Freeman)이 내레이션을 했죠.
시나므로 한국어 더빙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이야 좋죠. 딴짓하면서도 내용을 파악할수도 있고, 자막 보는 피로감을 덜 수 있으니까요? 근데 그게 전부일까요?
넷플릭스는 무슨 생각으로 한국어 더빙을 늘려가는 것일까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6. 넷플릭스가 '한국어 더빙'이라는 카드를 꺼낸 진짜 이유
1) 더빙은 장벽 하나는 허물어 버립니다 최근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한 <워 머신>부터 <원피스> 실사판까지, 한국어 더빙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2023년에 나온 <원피스> 실사판의 경우, 20년 전 KBS와 투니버스에서 듣던 오리지널 성우진을 그대로 기용하기도 했었죠. 근데 그때부터 시나브로 더빙이 늘어나고 있어요. 더빙은 자막보다 여로모로 편하긴 합니다. 그런데 우린 1인치의 나라잖아요. 원작의 맛을 그대로 느끼면서 자막을 보는 것에 크게 거부감이 없는 우리지 않나요? 그래서 방송사들도 차츰차츰 더빙을 버리고 자막을 택했던 것이구요. 그러니 넷플릭스가 더빙을 늘리는 데에는 나름 세심한 전략이 있는 건 아닐까요?
2) 제작하는 것보단 더빙이 훨씬 저렴하죠
현재 한국 드라마 제작비는 8년 사이 27배가 뛰었습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2>의 경우 편당 제작비가 약 98억 원에 달합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비싸진 한국 콘텐츠를 무한정 사들이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죠. 반면, 이미 제작된 글로벌 텐트폴에 한국어 더빙을 입히는 비용은 드라마 제작비의 수십 분의 일 수준입니다. 저비용으로 한국 시청자들을 플랫폼 내에 묶어둘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투자처를 발견한 셈입니다.
3) 한국 시청자들도 더빙을 선호해요
과거 한국 시청자들에게 '외화는 무조건 자막'이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2024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민의더빙 선호도도 25%나 된다고 하는군요. 복잡한 과학 개념이 쏟아지는 <삼체> 같은 작품을 출퇴근길 스마트폰으로 보거나, 집안일을 하며 '듣는' 시청자들에게 더빙은 강력한 유인책이 됩니다. 시청의 편의성을 극대화되면 넷플릭스의 점유 시간이 늘어나겠죠. 근데 그 점유시간을 한국 영상물이 아니라 미국 영상물로 채울 수 있는거죠? 바로 더빙으로 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되죠?
4) 로컬 콘텐츠 시장의 데프콘 2 신호탄
이런 꿍꿍이가 숨겨져 있는 건 아닐까요? <오징어 게임> 같은 글로벌 대작에만 자본을 집중하고, 중간 규모의 한국 콘텐츠 수급은 줄이는 대신 더빙된 글로벌 IP로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죠. 실제로 2024년 한국 드라마 신작 편수가 전년 대비 24% 줄어든 현상은 단순한 경기 탓이 아닐 수 있습니다. "비싸진 로컬 대신 더빙된 글로벌"이라는 넷플릭스의 선택이 우리 드라마 시장에 거대한 위기를 예고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으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