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단독 중계를 해도 되나요? : 스포츠 특성이 결정하는 중계의 문법
1) 올림픽의 '캐럴 효과' vs 월드컵의 '집중 타격'
올림픽과 월드컵은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처럼 보이지만, 시청 방식은 완전히 다릅니다. 올림픽은 수십 개 종목이 24시간 펼쳐지는 '분산형 이벤트'로, 시청자가 채널을 돌리다 멈춰 서는 '랜덤형 시청'이 주를 이룹니다. 마치 크리스마스 캐럴이 온 거리에 울려 퍼져야 축제 분위기가 나듯, 다채널 중복 편성이 '사회적 현장감'을 만드는 핵심입니다.
반면 월드컵과 WBC는 한국전이라는 특정 시점에 모든 에너지가 결집되는 '집중형 이벤트'이기도 하고, 시청자가 경기를 찾아가는 '목적 지향적 시청'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전국 송출만 보장된다면 단독 중계로 인한 소외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2) 2023 WBC vs 2026 WBC: 유료 OTT 중계가 무죄인 이유 2023년 WBC는 무료 포털이 전 경기를 중계했고, 2026년은 유료 OTT인 티빙이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하지만 보편적 시청권 논란은 불거지지 않았습니다. 방송은 국대 경기만 집중했고, 다른 경기는 대부분 티빙에 가입해야만 시청가능한데도,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일까요? 국대 경기 여부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보편적 시청권 대상 경기도 국대 경기로 한정하면 되지 않나요?
만약 이번처럼 공동 중계가 아니라 단독 중계였다면 어떘을까요? 국대 경기라면 굳이 중복 편성을 할 필요가 없으니 단독 중계만으로도 충분하죠. 채널번호요? 시청자들은 콘텐츠의 힘이 강력하다면 채널이 어디든 기꺼이 찾아갑니다. 이미 TV조선이나 SBS의 단독 중계 사례에서 보듯, '어떤 채널인가'보다 '접근 가능한가'가 본질이겠죠.
3) 월드컵 중계의 특성 WBC에 비해서 월드컵은 또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WBC는 국대 경기가 아니면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근데 월드컵은 WBC에 비해선 국대 경기외에도 주요 국가의 게임을 보는 사람들이 조금 더 있죠. 그러니 이들의 기호를 어떻게 반영할 것이냐가 또다른 고민일겁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대 경기 중심이란 건 변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SBS가 월드컵을 단독으로 중계한 적이 있습니다. 시청률도 문제없었고, 보편적 시청권 문제도 불거지지 않았죠? 왜 그랬을까요? 아마도 WBC 보다 더 적극적 시청을 하는 월드컵의 특성 때문일겁니다.
다만 방송사업자간 갈등이 있었습니다. 변화를 통해 주목을 받고 우위에 서고 싶은 방송사업자의 선택은 항상 긴장을 유발하니까요? 그 긴장이 나쁜 것은 아니겠죠. 그런 긴장이 시장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니까요?
3) 보편적 시청권 제도의 맹점: 대상만 있고 룰은 없다 우리나라의 보편적 시청권 제도는 대상 이벤트만 지정했을 뿐, 세부 편성 계획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고, 해당 이벤트의 최소 중계 기준도 없습니다. 스포츠의 성격에 따라서 시청행위가 다른 만큼 동일한 가이드보다는 조금은 유연한 가이드를 만들거나, 아니면 최소 요건 정도를 정하는 bottom line이 필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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